인생을 꽤나 즉흥적으로 사는 나는, 멀리 통통 튀어가다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중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내가 정한 하나의 일을 백일 간 반복하는 것이다. 백일 간은 좋으나 싫으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조건 그 일을 해야 하기에 꽤나 엄격하다고 할 수 있지만, 만족을 모르는 완벽주의 인간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이 일을 지속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이 일 하나 완수했으면 오늘 할 일 다 한 것이다> 라는 기준도 정해두었다.

인생은 70점 맞으면 만점인거임 -예원-

그렇게 여러 가지 일을 시도했고 그 중에선 백일을 성공한 일도, 중도 실패한 일도 있었다. 밤 11시부터 1시까지는 무조건 공부하자는 것은 외국 여행 가서 호텔에서 꾸벅꾸벅 졸면서도 해내어 성공했고, 백일 간 글쓰기도 성공했었고.

반면 태권도는 백일 간 다녀보자 했는데 두 달 만에 그만 뒀고, 하루에 20분 명상하기도 그랬다.

고비는 늘 두 달 조금 넘을 즈음에 온다. 태권도 가기 전 열이 펄펄 끓기도 했고, 깜빡하고 명상 전 잠들어버리기도 했었다. 무튼 어떤 식으로든 하기 싫게끔 하는 유혹들이 있는데, 그 순간에 <그냥> 해보는 자세가 나 자신을 통제하고 인내하여 결국은 목표로 이르게끔 하는 지구력을 키우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최근에 백일을 성공한 일은 찬물 샤워였다.

하필이면 시작할 때가 한겨울이었던 탓에, 아침마다 찬물을 뿜어내는 샤워기 아래 서서 발을 동동 구르며 눈을 질끈 감고 버티며 그렇게 이어오곤 했다. 처음엔 좀 더 엄격하게 아침마다 할 작정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쉬는 날 아침엔 좀 더 노곤하게 있고 싶은 마음도 있어, 하루 중 언제 해도 상관 없다는 걸로 좀 더 유연하게 바꼈고, 감기 기운이 있는 날에는 아주 찬물 말고 시원한 물로 조정해가며 어찌 저찌 백일을 채웠다.

(왜 그런 일을 하냐고 물으면, 우연히 찬물 샤워를 해보고 그 날 컨디션이 확연히 좋아지고, 텐션이 올라가며 하루를 활기차게 보내는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한 일을 해낸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주 적극적으로 이 완수를 축하하고 싶었고, 잘했다는 의미로 나한테 꽃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했었다.

무언가 백일을 꾸준히 해냈다는 것은 결국 백 한번 째 날에도 그 일을 하고싶어지는 습관을 기르게 된 것이다. 결국 나는 지금도 글을 쓰고 있고, 꾸준히 공부하고 있고, 초여름의 지금은 훨씬 수월하게 매일 찬물샤워를 하고 있기에. 이젠 융통성 있게 , 때로는 땡땡이도 쳐가며 좀 더 재미있게 해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백일간의 어려운 반복을 거치며 어떤 것들은 떠나고, 어떤 것들은 결국 내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취향으로 남았다. 백일 반복은 생각이 이곳저곳으로 통통 튀어다니는 나를 현실로 돌아와 발딛게 하는 중심이 되어준다. 여러 좋은 점들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 이제 나는 그 훈련 시간을 예전보다는 수월하게 해내는 것 같다.

요즘은 찬물 샤워 끝나고 새롭게 백일 간 하고싶은 일을 정하기 전 쉴 땐 쉬며 살고 있는데, 다음 백일이 무엇이 될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긴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