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성취 사이

요즘 성취지향적으로 사는 연습을 한다. 원래는 흐르는 대로, 될 일이면 되겠지, 그런 마인드로 매사에 임하다 보니까 어디서나 잘 적응하고 마음이 편하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그런 면이 조금 답답했다. 내가 원하는 걸 쟁취하지 못하고, 내 것이 아니었나 보지 하고 지레 포기하는 모습. 해보고 싶은 것을 시작하지 않는 나를 때 되면 시작하겠지 하며 오랫동안 방치하는 모습 등이 그랬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서는 휴일에도 To-do리스트를 완수하고, 회사에서도 세일즈 성과를 달성하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 사실 나도 승부욕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 그런 욕심을 낸다는 것 자체를 도덕적이지 않은 행동이라고 여기고 자꾸 부정하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성과는 올 거야’ 라는 게 내 가치관이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은 두려움에서 기반한 수동성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는 그 성취욕을 외면하기 보다는 추구하며 살아보자고 생각을 했다.

회사에서의 목표는 책임감 있게 내 할 일을 성실히 하자는 것에서, ‘잘’ 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적용하고 내가 1등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태도를 행해보고 있고,

사람관계에서는 인연이 아니었던 거라고 반 포기하던 관계에서, 내가 원하는 걸 말하고 그 관계를 내 삶 속에 살려놓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고 있다.

시작이 반인 것 처럼 그런 마음을 먹자 마자 회사에서 성과가 좋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품을 연결 판매했고 더 많이 시도한 만큼 계속 성과로 이어졌다. 판매하기 어려운 제품을 하루에도 여러 개씩 팔고 고객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러다 한번씩 나의 행동에 제동을 거는 자신을 발견했는데, 그 성과가 너무 높아질까봐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나는 내 성과에 앞서서 주변 사람들을 먼저 살피게 됐다. ‘기회가 공평해야 하는데, 내가 혼자 다 하면 안되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래서 세일즈 금액을 일정 수준 이상 달성했다고 생각하면 일부러 주력 제품을 보고 있는 고객들을 동료들에게 남겨두고 나는 다른 사람을 응대하려 했다.

그런데 아무리 내가 그렇게 해도 운이 좋은 날에는 내가 응대하는 고객님이 갑자기 다른 제품에도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계속 연결 판매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럴 때는 내가 손님을 뺏은 것 처럼 보일까봐 주변의 눈치도 보았다.

다른 사람의 강점을 읽는 강력한 능력이 영글지 않은 성취욕과 함께 작동할 때, 더 잘하고 싶은 마음과 적당해야 한다는 마음이 싸우고는 했다.

내가 보기에 성취욕이 타고나게 높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성취하는 데에 온 관심을 기울이느라 어딜 가든 성과로 보여지는 능력은 좋은 편이지만 한곳에만 타겟팅된 시야로 인해 자주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읽지 못하곤 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나는 그들 곁에서 위축되었다. 나에게도 다른 강점이 있다는 걸 알아보고 격려하는 대신 본인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나라는 사람 자체가 축소되는 느낌도 들었던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높은 편이기에 주변 사람의 감정을 신경 쓰느라 자신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자발적으로 박탈해버리기도 한다. 주위를 살피며 발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그 두 가치는 공존하지 못한다. 스스로 조금 이기적이라고 생각 될지라도 반드시 내가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 때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필요할 때 각각의 가치를 꺼내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당분간은 그동안 서툴었던 성취지향적인 태도를 계발하며 지내보고자 한다. 그동안은 ‘내가 잘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 가치가 될 것이다. 타인이 그로 인해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이 때로 내게 불편감을 주기도 하지만 불편함을 느낀다고 해서 그 감정이 내가 조절해야 할 부분이 아니라는 걸 명확히 알아야 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을 헤아리면서도 필요할 때 늘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이런 태도가 앞으로 내 삶에 꼭 필요한 것이자 나의 강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