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얇은 책이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을 줄 몰랐다. 클레어 키건은 불필요한 말을 철저히 걷어낸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주인공 퍼롱이 마지막에 내리는 선택은 거대한 용기가 아니다. 그저 옳은 일을 하는 것.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이 소설은 조용히 이야기한다.
읽는 데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덮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좋은 소설이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독자의 일상 속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것.
선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선한 것들을 보존하는 데 기꺼이 비용을 치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레어 키건은 그 비용에 대해 정직하게 쓴다.
